장건율 Geonyul Jang (b.1992)



| 학력

2021 창원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석사 졸업

2016 창원대학교 미술학 졸업


| 전시경력

개인전

2023 무지개 갈잎 (갤러리이든/ 서울)

2021  Collect it. Write it. Overwrite it. Tune it. Save it. (부산현대미술회관 / 부산)

2020 Take a picture (Inside Gallery / 창원)


단체전

2022 WILL LIVE WELL (바인딩/ 창원)

2021  레트로진영 (진영역철도박물관 / 진영)

           I.D (00gallery / 부산)

2020 평화목공소 (평화목공소 / 밀양)

          GAZE(창동아트센터 / 창원)

          私のアトリエから (Brick hall Gallery / 나가사키, 일본)

          첫번째 파도 (거제조선소 / 거제)

          인사이드갤러리 개관전 (inside gallery / 창원)

2019 이 전시는 교훈이 없다 (부산현대미술회관 / 부산)

          Pass part out (SPACE1326 / 창원)

          NEW POSTER (대안공간 로그캠프 / 창원)

          ECO ART (창동아트센터 / 창원)

          young.young (창동24갤러리 / 창원)

2018 12, 1, 2, 12 (Art Space 219 / 부산)

         채식주의 (예술지구P / 부산)

         순간, 마음, 포개어서 (SPACE1326 / 창원)

         창원조각비엔날레 前․哨․展 (용지문화공원 / 창원)

         산 넘어 산 (경남은행갤러리 / 창원)

2017 Art Rainbow project (경남도립미술관 / 창원)

         We play (315아트센터 / 창원)

         산 넘어 산 (Space CHOA / 창원)

2016 Art Rainbow project (로스톡미술관 / 로스톡, 독일)

         새로운 담지자 (경남도립미술관 /창원)

작가노트, '무지개 갈잎'


지금 사용하는 노트를 알게 된 건 2년 전 동료 작가로 부터다. 추천 받은 노트는 사용자 마음대로 속지를 더하거나 빼기가 쉬워 바인딩이 자유로운 구조다. 지금의 노트를 만나기 전에는 주로 제본 노트를 사용했다. 노트에는 일정, 메모, 낙서들을 분류 없이 쓰곤 했는데, 이 두서 없음이 언제부터인가 짐처럼 느껴졌다. 단지 몇 장의 종이라 할지라도 쓸모없는 것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내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반면 3년 전부터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노트는 무용한 내용을 억지로 들고 있지 않아도 되는, 필요에 따라 노트의 페이지를 없애거나 추가하기가 자유롭다는 점에서 제본 노트에 가지고 있던 아쉬움을 해소하기에 적합했다.

 

미술학원에서 일을 하며 버려지는 유인물과 학생들이 사용한 켄트지를 모으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종이가 모이면 노트 크기에 맞춰 재단한 뒤 전용 펀치를 사용해 속지로 만들었다. 자원을 재활용한다는 뿌듯함도 

있었지만 그보다 이면지가 주는 자유로움이 더 좋았다.

학원의 주인 없는 파레트와 붓으로 그리고 싶은 것들을 그렸다. 그림에 있어 좋고 나쁨, 성공과 실패에 대한 걱정 없이 천진한 마음으로 내 안에 있는 것들을 종이 위에 표현했다.

주로 그리는 대상은 일상 주변의 꽃이나 식물이다. 봄의 목련이 피고 지는 모습, 여름 담벼락의 흐드러진 능소화와 가을이면 떨어지는 튤립과 겨울의 마른 가지 같은 것들을 그림으로 그렸다.

 

세상에는 보편적인 조화로움과 구성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나는 자연이 그 자리에서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며 그 질문에 머무른다. 그러면 눈앞의 자연은 구성과는 무관한 상태로, 그저 현실에 ‘있음’으로 좋고 나쁨의 기준이 없다고 대답하는 듯하다. 나는 현실 앞에 서서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릴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 자연의 풍경을 마주하며 선을 긋고 색을 칠하는 순간, 거울을 바라볼 때 보다 더 선명한 방식으로 나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매 순간 내가 살아있음을 진술하는 방법이다. 나의 언어가 그림이라면 내가 하게 될 모든 이야기가 가장 순수한 모양으로 남기를 바라며 눈으로 보고 손으로 그린다. 이후 노트에 그린 그림들을 마치 사진첩에 하트를 누르는 마음으로 분류했다. 새로 바인딩 된 노트를 다시금 펼쳐보며 내 그림의 보편성과 특이성이 무엇인지, 현재의 내가 어느 지점에서 좋음을 느끼는지 복기했다. 형태, 구성, 표현, 색채 혹은 그 그림을 그릴 때의 기억이나 기분까지도 생각했다.

 

자연의 모습을 수집, 추출하여 나의 시선과 해석을 그림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며 유의미한 구성이나 변화를 더 큰 화면에 옮겼다. 붓과 물감으로 나만이 드러낼 수 있는 하나의 온전한 장면이 있다는 믿음으로 화면을 탐구하고 있다.